| 무기 유형 | 한손검 |
| 레어도 | ★★★★★ |
육중한 몸뚱이가 트레일러의 잔해에 기대어 있고, 두꺼운 갑옷 틈새로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남자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두 눈을 부릅뜨고 북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우리가 실패할 거란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겠지, 안 그래?"
제리스는 흙투성이 소매로 기침과 함께 뱉어낸 피거품을 닦아내며, 덩치 큰 남자 앞으로 다가갔다. 사방에는 아겔로스의 잔해가 널려 있었고, 제리스는 바닥에 떨어진 부서진 무기를 주워 옆으로 던져버리고는 자신이 앉을 공간을 만들었다.
"우린 남쪽으로 가고 있어. 젠장, 우린 남쪽으로 가고 있다고! 출발할 땐, 우리가 남쪽으로 향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냐고?"
제리스는 손에 쥔 만년필을 만지작거렸다. 잉크는 다 쓴지 오래였고, 손에 남은 건 그저 빈 껍데기뿐이었다.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 아니... 진작에 이 빌어먹을 곳을 떠났어야 했는데."
트레일러에 실려 있던 화물은 전부 박살 났고, 화물을 고정했던 로프만 제리스 옆에 늘어져 있었다.
"살아남아야 했던 건 너야... 넌 군대의 영웅이고, 살아서 돌아갈 유일한 희망이었다고... 너였어야 했어."
"난 그저 기자일 뿐인데, 이 참패를 대체 어떻게 묘사하란 말이야? 사람들은 내가 위대한 전투를 모독한다고 떠들어대겠지!"
제리스는 괴로운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의 몸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떨리고 있었다.
한참 뒤, 제리스가 몸을 일으켰다. 북쪽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영웅의 이름은 찬가에 남아, 결코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죽지 않는다고."
"돌아가야겠어."
그는 중얼거렸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기억도, 책임도 전부 그 자리에, 그 두꺼운 갑옷 곁에 버려두었다.
"집에 가야지..."
그는 어딘가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길게 발자국을 남겼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